대전시티즌, 문화와 역사 가진 구단으로 만들겠다
대전시티즌, 문화와 역사 가진 구단으로 만들겠다
  • 장진웅 기자
  • 승인 2014.11.1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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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환 대전시티즌 대표이사
▲ 지난 8일 대전 한밭운동장에서 수원FC와의 경기 직후 한국프로축구 챌린지 리그 우승 시상식이 열린 가운데 김세환 대전시티즌 대표이사가 우승 상금 팻말을 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대전시티즌이 한국프로축구 2부리그인 챌린지로 강등된 지 1년 만에 1부리그인 클래식으로 복귀한다.

지난 5일 경기 결과 2위와의 승점차이가 8점이 나며,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챌린지 리그 우승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선수와 코치진 등 구단과 시민의 노력과 염원이 이뤄낸 값진 성과다. 더불어 무보수와 임기 1년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지난해 12월4일 임명된 김세환 대전시티즌 대표이사(40·이하 김 사장)의 구단 운영 능력도 검증받았다는 평가다.

13일 대전월드컵경기장 대전시티즌 사무실에서 김 사장과 구단의 클래식 승격과 운영 배경, 향후 계획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김 사장은 이번 챌린지 리그 우승과 관련, 간절한 마음으로 뛰어 준 선수들과 묵묵히 땀 흘려준 코치진과 직원에게 공을 돌렸다. 또 대전시티즌을 시민과 공유하며 문화와 역사를 가진 구단으로 거듭나게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당장의 1년이 아닌, 앞으로 100년을 내다볼 수 있는 구단이 되기 위해선 구단만의 스토리와 콘셉트, 역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프런트 그리고 팬들이 같이 호흡하고 존경받을 수 있는 구단을 꿈꿨다.

다음은 일문일답.

-챌린지에서 클래식으로 승격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우선 혹독한 훈련에도 간절한 마음으로 뛰어준 선수들의 공이 무엇보다 크다. 타 구단에서 좋은 자질을 인정받았으나 기회를 받지 못한 선수들이 많다. 간절함이 컸고 그런 점이 묻어 나와 고맙게 생각한다. 또 공동의 목표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땀 흘려준 코치진과 직원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선수들이 오직 경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 앞장 선 지자체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말 부임했다. 취임 이후 가장 먼저 기울인 노력은.
►시민 구단 시대가 열린 지 10년이 넘어가지만, 여전히 시민구단은 방만하고 책임감 없는 경영과 정치권에 휘둘리는 운영으로 시 재정에 매달려 근근이 존속해 가고 있다는 인식이 컸다. 대전시티즌을 통해 시민구단도 희망의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무엇보다 시민구단 대전시티즌의 정의와 목표를 정확히 설정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어떤 것도 시민 위에 있을 순 없다. 시민을 위한 구단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구성원들이 한마음이 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앞장섰다.

-올 시즌 구단 운영 중, 선수선발위원회가 돋보였다.
►대전시티즌이 과거에 선수를 영입하는 데 있어 공정하고 투명했는지 돌이켜 봤다. 결론은 아니었다. 구단 창단 후 사장과 감독이 너무 많이 바뀌었다. 선수 변화 폭이 밀물과 썰물 같았다. 대전시민이 바라보는 구단에 이런 일은 말이 안 된다. 선수 선발에 있어 시스템화시키고 싶어서 선수선발위원회를 만들었다. 선수 선발에 관련된 관계자들을 한 자리에 모아서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선수를 영입했다. 감독 등 6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전원이 동의하지 않으면 선수를 선발할 수 없는 제도다. 대신 내가 빠졌다. 자금 사정 등 현실적인 문제에서만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을 뿐이다. 최종적으로 선수선발위원회를 시작으로 구단 운영의 시스템화와 합리성을 정착시키는 것이 목표다. 주변 입김에 흔들리지 않고 팀의 방향성을 지키고 싶다.

-유소년 축구단, 2군의 운영 방침은.
►유소년 정책은 매우 중요하다. 올해 학부모들을 모아 놓고 간담회를 3회 정도 했다. 의견을 수렴해 '비전하임2030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2030년까지 유소년을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지 설명했다. 유소년 시스템은 고등학교까지밖에 안돼 있다. 가능하면 대학팀을 구단에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 대학과 연계해서 초중고에 있던 선수들이 대학에서 최소한 1~2년이라도 다진 다음에 프로에 오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프로에서 육성군을 운영하려면 비용이 엄청나게 든다. 우리 같은 시민구단은 프로에서 육성군이나 2군을 운영하기보단 대학팀과 연계해 운영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1부리그 성적을 예측한다면.
►성적으로 따지면, 또 강등돼야 하는 게 맞다고 본다. 다만 구단의 행정이나 시스템, 투명성, 효율성 등이 클래식 구단 중 1등이 될 수 있다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다. 선수 보강 등은 한계가 있다. 자본 때문에 그렇다. 다만 구단이 효율적 운영과 투명한 행정을 한다면, 더불어 선수 간의 화합과 교감을 이끌 수 있다면, 기대해볼 만 하다.

-2015년 구단 운영 계획은.
►내년에도 이 자리에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년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우승으로 도취된 기분은 우승컵을 내려놓은 순간 함께 내려놓았다.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장기적으로 큰 호흡을 하고 전진해야 한다. 올해처럼 우승을 목표로 하는 것은 무리한 일이다. 1부 리그에서 꾸준히 머물며 한 번씩 모두를 놀라게 하는 성적을 내는 것이 현실에 더 적합한 목표다. 무리한 목표설정은 모순된 운영의 악순환을 낳을 수밖에 없다. 

-내년에 만약 대표이사로 시티즌을 끌고 갈 수 없다면 향후 거취는.
►못 다한 공부를 좀 더 하고 싶다. 사회학 박사학위가 거의 완료된 상태다. 다시 한 번 시간을 여유 있게 갖고 공부를 좀 더 해보고 싶다. 

-대전시티즌을 위해 이루고 싶은 꿈은.
►시민들과 공유할 수 있는 문화와 역사를 가진 구단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표면적인 성과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올해 성공한 많은 개혁과 변화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 성적은 구단의 문화와 시스템이 자리를 잡으면 자연히 따라올 것이다. 대전시민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대전시티즌만의 문화와 역사를 만들겠다.

▲ 13일 대전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김세환 대전시티즌 대표이사가 선수 선발을 위해 경기 중인 선수들을 유심히 살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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