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하려고 한강 투신 후 구조 요청…119 대응 적절했나?
자살하려고 한강 투신 후 구조 요청…119 대응 적절했나?
  • 김소정 기자
  • 승인 2019.01.07 0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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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급 상황인데 계속 질문 던지며 성의없이 응대…신고자 사망·유족, 통화내용 공개하며 항의

자살하려고 한강에 투신했다가 직접 구조 전화한 여성에게 무성의하게 대응한 119 대원의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JTBC 뉴스룸 보도 내용 캡처.

지난 3일 JTBC 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27일 새벽 마포대교에서 자살하려고 뛰어내린 21살 여성 최씨는 한강에 빠진 채 휴대전화로 119에 다급하게 구조 요청을 했다. 그런데 전화받은 119 대원은 "누가 한강이에요?", "근데 이렇게 지금 말을 잘할 수가 있나요?", "뛰어내린 거예요? 뛰어내릴 거예요?" 등 계속 질문만 한 후 "한밤 중에 한강에서 수영하면서 이렇게 전화까지 하는 거 보니까 대단해서"라고 답하는 등 마치 장난전화를 받은 것처럼 성의없이 통화를 이어갔다. 곧바로 출동은 접수했으나 현장에 나간 119 구조대는 20여분간 한강을 수색하고도 최씨를 찾지 못했다. 결국 최씨는 사흘 뒤 가양대교 북단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날 보도에 의하면, 장례식 후 딸의 마지막 목소리라도 듣고자 사고 당일 119 통화내용을 확인한 최씨의 유가족은 119 대원의 성의없는 응대에 분통을 터트렸다. 유가족은 119 상황실에서 생존수영 방법 등을 알려주거나 구조대에 사고 위치만 제대로 알려줬으면 딸을 구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이 사건과 관련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징계, 재발방지조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유족의 주장에 대해 119 구조대 측은 "상황실 접수자가 장난전화로 판단해 대응한 것은 아니다"며 "투신한 사람이 직접 신고하는 경우가 드문데다 목소리도 다급하지 않고 차분해 팩트체크 과정을 거친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119 긴급구조 상세 현황에 따르면 최씨가 처음 신고 전화한 시점은 11월27일 새벽 1시28분59초, 출동지령은 그로부터 1분10초 후인 1시30분11초에 떨어졌다. 최씨와 전화통화가 끝난 시점은 1시31분09초였고 119 구조대는 1시31분39초에 현장에 도착했다. 

이 사건에 논란이 일자 네티즌들은 긴박한 상황에서 119 접수자의 대응이 안일했다는 반응이 많다. 일부에서는 "평소 119에 얼마나 장난전화가 많길래 그렇게 응대했을까"라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현재 감사부서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령 과정에서 사고자가 말한 위치가 구조대에 제대로 전달됐는지, 최씨와 추가 통화가 이뤄진 시간과 통화 내용, 책임자 징계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오마이뉴스를 통해 공개된 사고 당일 119 녹취록 전문>

119 접수자-예, 119입니다.
최씨-죄송한데요.
 
119 접수자-예
최씨-들리세요?
 
119 접수자-여보세요?
최씨-들리세요?
 
119 접수자-여보세요? 잘 안 들려요. 뭐라고요?
최씨-예, 들리세요?
 
119 접수자-들리냐고요?
최씨-네
 
119 접수자-네, 말씀해보세요.
최씨-제가, 죄송한데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렸는데...
 
119 접수자-네?
최씨-마포대교에서 뛰어내렸는데
 
119 접수자-마포대교에서 뛰어내렸다고요?
최씨-네, 뛰어내렸는데 지금 한강이거든요.
 
119 접수자-여보세요? 아
최씨-한강이에요. 지금.
 
119 접수자-누가 한강이에요?
최씨-제가요. 뛰어내렸거든요.
 
119 접수자-선생님이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렸다고요?
최씨-네, 뛰어내렸는데 한강인데...
 
119 접수자-예
최씨-콜록, 콜록, 안 죽어서
 
119 접수자-예
최씨 : 전화 드렸거든요.
 
119 접수자-근데 이렇게 지금 말을 잘할 수가 있나요?
최씨 : 헉(숨가쁜 소리), 헉, 지금, 제가 지금 수영을 하고 있어서
 
119 접수자-예?
최씨 : 헉, 헉
 
119 접수자-뛰어내린 거예요, 뛰어내릴 거예요?
최씨 : 뛰어내렸어요.
 
119 접수자 : 지금 한강이라고요?
최씨-네, 네, 헉
 
119 접수자 : 아, 그래요.
최씨 : 네
 
119 접수자-그런데 한강인데 말을 잘 하시네요. 지금 강에서 수영하시면서 저하고 통화하는 거예요?
최씨-죄송한데 장난전화 아니거든요.
 
119 접수자-네? 여보세요?
최씨 : 헉, 예 장난전화 아니에요.
 
119 접수자-예, 장난전화, 그러면 우리가 장난전화라고 생각 안 해요. 아니.
최씨-헉

119 접수자-좀 대단해서 말씀을 드린 거에요.
최씨 : 헉
 
119 접수자-한강에서 수영 하시면서 이렇게 전화까지 하는거 보니까 대단해 가지
고. 알았어요. 우리가
최씨-네
 
119 접수자-그 마포대교 남단 쪽이에요, 혹시 북단 쪽이에요?
최씨-(말없음)
 
119 접수자-여보세요?
최씨-네
 
119 접수자-여의도 쪽이에요, 아니면 마포구 쪽이에요?
최씨-가운데요.
 
119 접수자-가운데 쯤이에요?
최씨-헉, 네
 
119 접수자-예, 알았어요. 우리 전화 좀 잘 받아주세요.
최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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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주 2019-01-07 16:44:53
안타까운 일은 맞아요 정말 안타까운 사건이죠... 자살자가 살고자해서 구조요청을 했지만 결국 살리지못하긴했죠... 근데 상식적으로 한겨울이 다된 그 추운 시점에 한강에서 수영하면서 전화를 할수있다고 누가 생각할수있나요 ㅠㅠ 구조요청하신분도 너무 차분하긴하셨고 통화내용도 다 들어봤지만 못믿겠다는듯한 뉘앙스도 느껴졌고...... 그렇다고 구조대를 안보낸것도 아니고...... 이걸 누구의 잘못이라고 콕 찝어 얘기할수있나요?? 돌아가신분은 정말 안타깝지만요.......

안수정 2019-01-07 16:30:37
유가족과 고인은 너무 안타깝겠지만, 자살하려고 뛰어들은걸 못살렸다고 그러는건 좀 너무하지않나...질문하면서 바로 현장출동시켰던데 부모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출동 안한것도 아니고 1분 30초만에 출동했다잖아...20분은 수색시간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