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가 없었기에 할 수 있었다"
"목표가 없었기에 할 수 있었다"
  • 장진웅 기자
  • 승인 2014.07.18 10: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효주 (주)도담도담 맘스클럽 대표
▲ 이효주 (주)도담도담 맘스클럽 대표

대전으로 진학했다. 직장생활을 하다 신랑을 만나 결혼을 했고 아기가 들어섰다. 친구도 없고 심심한 일상이었다. 인터넷 카페를 만들었다. 게시판에 기사가 올라왔다. 몇몇 카페 회원들과 기사 내용에 따라 대전역을 찾았다. 기사 속 갓난아이가 실제로 있었다. 역전에서 노숙자들과 함께 지내고 있는 태어난 지 60일이 된 아이였다. 챙겨온 이유식 등 유아 용품을 섣불리 건넬 수 없었다. 아이 부모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수 없었다. 그들 주위를 서성이다 어렵사리 호의를 얻었고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을 수 있었다. 이후 모금활동이 이어졌고 사람이 몰렸다. 카페를 새로 만들어 체계화하며 활동도 다양화했다. 어린아이가 별 탈 없이 잘 자라는 모습을 일컫는 '도담도담' 카페가 탄생한 배경이다.

"어렸을 때 거리에서 구걸하시는 분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그것이 크면서 구체화하고 내가 이런 방법으로 도울 수 있겠구나, 그 사람들을 도와야 나를 위한 것이라고 느꼈던 것 같다." 이효주 도담도담 카페지기 겸 (주)도담도담 맘스클럽 대표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또 "전에는 나를 중심으로 살았다면 지금은 그 외에 것들을 보게 됐다"며 바뀐 그의 삶을 설명했다.

♦대전지역 대표 카페, 사회적기업으로 자리매김
도담도담은 설립 이후 현재까지 한부모가정, 조선가정, 미혼모자센터 등을 후원하고 있다. 네이버 대표카페로 수차례 선정됐고 어느새 회원 수는 5만여명에 육박하는 등 지역 대표 인터넷 카페로 자리매김했다.
도담도담은 2012년 (주)도담도담 맘스클럽(이하 맘스클럽)과 법인 분리됐다. 이후 도담도담은 꾸준한 온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지역의 음지를 보듬고 있다. 더불어 맘스클럽은 마을기업 선정, 대전형 예비 사회적기업 선정, 사회적기업 선정 등 탄탄대로를 달리며 사업적인 면에서도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맘스클럽 사업 분야는 기업블로그 제작 및 관리, 홍보마케팅 기획, 파워블로그 체험단, SNS마케팅, 대여대관, 사회서비스 제공 등이다. 매출의 90% 정도가 마케팅에서 나온다고 이 대표는 전했다.
이 대표는 "여성들의 일자리에 대해 고민했다. 여성들이, 주부들이 이곳을 채워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맘스클럽 직원 13명 중10명이 여자다. 이 중 주부는 8명, 취약계층은 전체직원의 60% 정도다.  "취약계층이 참여를 꺼린다. 사회적기업이라 4대보험이 모두 적용되는데, 그럼 소득증빙이 되면서 의료비 혜택 등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취약계층에 제공하고 싶은 이 대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건강한 부모에 건강한 아이
유아교육을 전공한 이 대표는 미혼모와 아이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자식을 둔 부모로서 유아 성폭력에 관해선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아이만 잘 키워선 안 된다. 우리 아이가 피해자면 가해자가 있다는 것이다. 가해요소를 같이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혼자 살아갈 수 없다." 도담도담에서 펼치는 공익사업 '엄마들이 만든 성교육 인형극'을 하게 된 동기다. 
성교육 인형극은 최근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성폭력범죄에 대한 경각심과 부모 스스로의 사회적 책임감, 예방활동 및 사회적 분위기 조성에 참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더불어 인형극을 통해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이 자신의 몸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2012년에 진행했던 '부모학교'는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한 육아분담을 통해 올바른 남편상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대표는 "예비 부부에게 꼭 필요하다. 결혼 전 부모학교를 통해 준비된 아버지가 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 당시 60명 정도 배출했다"며 "전문지식 부족, 강사 섭외 어려움 등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보람있는 활동이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 (주)도담도담 맘스클럽 임직원 모습

♦눈물의 사연
눈물을 훔쳤던 사연도 소개했다. "얘기를 전해 듣고 모금을 했다. 4남매 가정이었다. 엄청 추운 날씨에 눈밭을 헤치고 집으로 찾아갔다. 상황이 좋지 않았다. 산모는 막 아기를 낳은 상태였다. 그런데 방을 데울 연탄이 없어 찬 방에서 몸조리하고 있었다. 먹을 것 등 이것저것을 챙겨 갔지만, 아기 아빠가 자존심이 상한다면 돌아가라고 했다. 그날 눈이 엄청나게 내렸다. 물품도 전달할 수 없었다. 정말 안타까웠다."
아이를 키울 수 없어 입양을 보내기 위해 관련 시설에 맡겼다가 아이 얼굴이 어른거려 다시 찾아왔지만, 아이가 뇌성마비인 것을 알게된 사연도 이 대표가 보고 느끼고 가슴으로 울었던 수많은 일화 중 하나다. 

♦사회적기업 희망업체에 대한 일침
사회적기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향해 일침도 가했다. "사회적기업에 선정되면 일자리 지원이 되는 건 있다. 마을기업 4년차면서 사회적기업1년차인데 시작과 동시에 자립을 준비했다. 속된 말로 지원만 쏙 빼 먹고 먹튀(수당만 받고 도망치는)하는 분들 많다. 그것이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그런 기업이 되지 말자고 얘기한다."
이 대표는 사회적기업의 자립과 관련해 "관에서 우선구매해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마케팅이나 홍보가 부족하면 제품이 좋아도 힘들다. 대충할 것이면 사회적기업 안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책에 대해선 재정지원과 더불어 경영주체의 마인드 개선을 요구했다. "교육으로 개선할 수 있다. 조직강화 훈련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끼리 얼마나 내실 있게 뭉치고 하나가 되느냐가 절실하다."

♦목표가 없었기에 이 자리까지….
도담도담 활동을 해온 지 8년째다. 이 대표는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없다"고 대답했다. "도담도담으로 시작했을 때 목표가 없었다. 누군가를 도와줘야겠다, 혼자보단 함께하는 것이 낫다는 식으로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주위에서 목표가 없어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냐고 말하는 분도 있다."
맘스클럽의 목표는 정해져 있었다. 이 대표는 "2015년까지 여기서 근무하는 취약계층 여성의 수가 50명이 됐으면 한다"고 경력단절 여성 및 취약계층 여성의 일자리 창출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이 대표의 일상 탈출에서 시작된 활동이 뜻맞는 사람들이 모였고 어느새 지역사회에 소중한 빛으로 작용하고 있다. 음지를 더욱 환하고 따뜻하게 비춰줄 것을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