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에 솔직하기
감정에 솔직하기
  • 임서연 기자
  • 승인 2016.12.29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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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발달센터숲 전미라 기고위원
사진 전미라 기고위원.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남자는 눈물을 삼키고 타인에게 감정을 들키지 말아야 했으며 여자는 자기주장을 강하게 피력하지 않도록 교육받아왔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지만 내가 살아온 시대는 그러했고 어른들의 대부분 말씀이셨던 것 같다. 필자는 여성이므로 목소리가 크지 않아야 했고, 매사에 참을성이 있어야 했으나 이러한 여성스러움을 따르지 못해 많이 혼났던 것 같다.

그런데 왜 감정표현을 억눌러야 하고 그게 미덕이라 여겨왔는지 생각해 보았다.

예를 들어 외국과 우리나라의 결혼풍습을 비교하여 살펴보면 이렇다. (모든 외국과 우리나라의 사람이 이와 같지는 않으므로 '비교적'이라는 단서를 두겠다.) 외국에는 좋은 일이나 축하할 일이 있으면 파티를 하고 그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결혼이란 축제고 즐거운 행사이며 온종일 수다를 떨고 노래를 부르면서 주인공인 신랑·신부의 행복한 무대로 꾸며진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한가. 기쁨은 적당히 자제하고 감정을 억누르며 성스러운 분위기 속에서의 주례, 긴 시간 동안의 하객인사, 점잖은 분위기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남녀의 평균수명에 대한 조사에서 비교적 여자가 6~7년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여자가 감정표현에 더욱 솔직하며 기쁨이나 슬픔의 눈물을 흘릴 수 있음을 꼽았다. 이 연구에서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남녀로 구분 짓기보다 감정표현에 자유로운 자의 평균수명이 길었음을 나타내는 결과로도 볼 수 있다.

한 외국의 저자 안젤라 애커먼은 인간의 75가지 감정 표현법을 소개하기도 한다. 느끼는 감정 상태에 따라 몸짓이나 신체적, 심리적 반응 등을 자세하게 표현하여 인간의 감정을 세분화시켜 놓은 것이다. 감정표현이라는 테두리 안에 이렇게 많은 반응이 있으며 이러한 감정을 느끼고 표현할 기회가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많은 감정이 내 안에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을뿐더러 표현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간다. 그래도 이 중 50% 정도만이라도 표현하며 인생을 살아간다면 풍요로운 감정표현으로 인해 더 재미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몇 가지 정도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살아가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지금 바로 펜을 들고 하얀 종이 위에 내가 할 수 있는, 하고 싶은 다양한 감정표현을 순서대로 나열해보고 삶 속에서 사용해 보기를 바란다. 지금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이 과연 몇 가지나 될까?

상담하는 직업을 가진 필자는 학부모님들께 한결같이 말한다. 아이들에게 회사에서 받은 업무 스트레스로 인하여 화를 내거나 짜증 내지 말고 지금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씀하시라고. “미라야, 오늘 엄마가 너무 피곤해”, “아빠가 오늘 몸이 좋지 않아서 일하기가 너무 힘들었단다” 라고 말해보자. 이렇게 솔직한 나의 감정을 이야기하고 아이들에게 위로받아보면 어떨까. 분명히 이 이야기를 들은 내 아이는 흔쾌히 엄마·아빠의 마음을 알아줄 것이며 때에 따라 진한 포옹을 해 줄 수도 있다.

설령 아무런 반응이 나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누군가에게 이야기함으로써 내 마음의 감정 상태는 누그러지고 편안해질 수 있을 것이다.

오늘부터 자신의 감정을 단단한 밧줄로 꽁꽁 매듭지어 감추지 말고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나를 이해하고 내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모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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