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면
6월이면
  • 장진웅 기자
  • 승인 2016.06.0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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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원 대전도시공사 환경자원사업소 견학홍보 주무관
▲ 이기원 대전도시공사 환경자원사업소 견학홍보 주무관

며칠 전 저녁시간 초인종 소리에, 누구세요? 하니 통장입니다 문 좀 열어주세요. 현관문을 여니 안녕하세요. 이런 일로 벨을 누를 땐 기분이 좋다면서 온누리상품권을 건넨다. 매해 6월이면 있는 일이다. 전달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상품권을 받았다는 확인란을 가리키며 여기에 사인해 주세요?라고 말하던 통장들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 이런 일로 벨을 누를 땐 기분 좋아요. 통장은 다시 한 번 반복하여 기분 좋음을 표현한다. 별로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전달하는 사람의 마음이 고맙게 느껴진다. 유공자 중에 순직공무원국가유공자는 그리 많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은 안 된다. 그렇다 하여 정부에서의 지원도 그리 없다. 단지 자부심과 긍지를 갖는 것이 큰 위로이다. 전몰 군경유족을 비롯하여 국가유공자, 참전유공자, 5.18외, 다른 유공자도 상당하다. 하지만 국가에 헌신한 것은 별반 차이는 없다는 것이 한결같은 내 생각이다. 순직공무원국가유공자유족으로 산 세월도 엊그제 일만 같은데 23년의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이 생각만큼은 변함없이 늘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국가에 헌신한 것은 다 같다는 생각이 그 이유다. 그런데 나의 이런 생각과는 다른 것이 정부정책이다. 국가유공자는 군과 경에 모든 기준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심지어 유료주차장도 순직공무원국가유공자는 할인이 안 된다. 5월29일 일요일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관악구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유료주창에 주차를 하면서 안내표지판을 보니 유공자 할인이 있었다. 국가유공자유족증을 보여주니 직원은 내가 제시한 유족증을 들고 사무실로 잰걸음으로 갔다 오더니 이 증은 해당이 안 됩니다. 군경 그리고 5.18유공자만 해당이 된다는 것이다. 주차요금은 2500원이었는데, 금액을 떠나 차별에 화가 났다. 왜? 다 같은 국가유공자인데, 순직공무원국가유공자는 이렇듯 많은 차별이 돼야 하는지, 이런 차별을 할 거면 유공자 할인 혜택을 모두 폐지하기 바란다. 뭐가 다르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 할 수가 없다. 헌신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더라 하더라도 주차장이용요금에서까지 차별을 둬야 하는 것일까? 그동안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 하지만 6월에 겪을 때는 다른 때보다 정말 화가 많이 난다. 또한 유족증은 달랑 나에게만 발급되는 것이며 내 평생으로 끝나는 것이다. 대대로 자녀에게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이와 같이 아주 작은 부분에서도 평등하지 않다. 왜? 라는 의문이 들지만 말씨름하면 화가 더 나고 자존심도 상하고 하여 웬만하면 유공자유족이라는 것을 티 내지 않는다. 그리고 하찮은 일에 굳이 승강이 벌일 필요조차 없어서이다. 다 같이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음에도 균등과 공평을 무시한 행정이 야속할 뿐이다. 그래서 마음이 아파서 그냥 포기하고 산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이란 말이 무색하게만 느껴지는 이유다. 아무튼 공공기관의 엉터리 행정에 정말 화가 치민다. 사설기관이면 아예 유족증을 내밀지도 않았다. 관악구 시설관리공단이든 타 행정기관들이든 모두 이러한 차별하는 제도는 만들지도 말고, 국민 누구에게나 평등하도록, 조금만 더 생각하는 차원 높은 행정을 펼쳐주기를 바란다. 

순직공무원국가유공자로 추서되던 날, 나를 걱정하는 부모님과 주변의 지인들은 그래도 국가에서 물질적 보상이 주어질 것이라고, 그나마 천만다행이라 모두 말했었다. 나 또한 그런 말을 들으면서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국가유공자 하면 일반적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일반화 돼 있어서이었을 것이다. 자세한 것을 알아보기 위해 보훈청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그러나 갑자기 닥친 사별이란 큰 상처는 두문불출로 이어지고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몸은 쉽게 움직일 수가 없었다. 친정어머니의 지극한 보살핌으로 몇 달이 지나서야 겨우 외출하여 보훈지청을 찾았다. 국가에서 매월 지급되는 생활비가 있을 거라는 주변의 말에 홍성보훈지청에 찾아가 알아보니 우리나라의 법령에는 그런 내용은 없었다. 군경에만 해당되는 사안이라는 보훈지청 담당자의 말, 실망하는 나에게 법령집을 복사해 준다. 집에 와 눈물이 범벅돼 글자가 잘 안보여도 몇 번이고 읽고 또 읽어 보았다. 나에게 합리화 시켜보려고 또 그렇게 해석해보려고, 억지로 맞춰도 아닌 것은 아닌 것이었다. 그렇다고 하여 누가 나서서 나를 도와 줄 일도 아니고, 다섯 살 아이와 막막한 현실 앞에 울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일용직이며 세일즈를 병행하면서 살았다. 특별히 물려받은 재산이라도 있었다면 덜 힘겨웠을까? 한 톨의 쌀조차도 받지 않고 자력으로 시작한 생활이었다. 삶이 힘들기는 하여도 순직공무원국가유공자 유족으로의 자부심과 자긍심만큼은 대단히 크다. 이 커다란 자긍심만큼이나 순직공무원국가유공자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늘 마음에 자리하기 시작했다. 사실 그것이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한참 후의 일이었다. 처음엔 국가유공자는 국립대전현충원에 당연히 안장되는 것으로 알았다. 무지의 생각이었던 것인데, 거기에 더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시에서 현충일 즈음하여 국립대전현충원 참배 초청안내장을 보내오기 때문이었다. 안내장을 받을 때 마다 몇 년간 참배를 다녔다. 비록 현충원에 안장돼 있지는 않으나 묵념을 하므로 하여 남편에게 작은 경의를 표하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모든 순국선열의 국가유공자께도 마찬가지의 마음을 담아 참배를 한 것이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는 참배하러 가지 않는다. 시에서 참배 안내장이 오지 않아서 이기도 하다. 처음에 보내진 안내문은 아마도 행정착오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도 변치 않은 내 마음은 어떻게 하면 현충원에 안장하는 방안이 있을까 하는 것이 큰 걱정이고 바람이고 고민이다. 고민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다만 국회에서 법안이 만들어지기를 학수고대할 뿐이다. 내 생전에 이루어질 꿈이었으면 좋겠다. 보훈청홈페이지에 오랜만에 들어가 보았다.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2013년 일부 개정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소방공무원의 국립묘지 안장자격 확대 외 다수의 안이 포함돼있다. 앞으로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직무를 성실히 수행함은 물론, 국가비상사태근무 중에 순직한 보건직공무원들에게도 필히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되도록 규정하는 법안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진짜로 힘겹게 살아온 순직공무원국가유공자 유족에게도 작은 것 하나에서부터 희망의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또한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립묘지안장자격 완화에 관해서도 형평성차원에서의 적극 검토하는 법안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나오기를 고대한다. 상품권을 전달하는 통장의 조그만 친절과 관심, 그리고 진심의 작은말 한마디, 거기에서 전달되는 고마움이 상품권이 많고 적음을 떠나 감사하다. 통장도 사람에 따라 생각하는 관념이 다르듯, 관념이 다른 법안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꼭!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하여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아픔과 슬픔을 겪는 국가유공자유족들뿐만 아니라 서민들의 애환을 들어주는 그런 법안들이 발의되기를 이 6월에 바란다. 꼭 이 제안이 이루어질 날이 속히 오기를 고대한다. 6월이 오면 그냥 마음이 아프고 슬프다. 아픔이 그리고 슬픔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일은 아니지만, 이러한 어려움을 겪는 국가유공자유족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불과 몇 장의 온누리상품권이 힘겨운 삶에 큰 위로는 아니니 말이다. 다만 상품권을 전달하는 통장의 아름다운 마음 씀씀이가 더 위로가 될 수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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