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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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진웅 기자
  • 승인 2016.02.2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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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원 대전도시공사 환경자원사업소 견학홍보 주무관
▲ 이기원 대전도시공사 환경자원사업소 견학홍보 주무관.

어느새 윤이 반지르르 나는 목련의 꽃눈엔 당장이라도 꽃향기가 가득 배어 나올 것만 같은 봄날이다. 화단엔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는 따사로운 봄, 자연의 이치는 참으로 신비롭다. 계절 따라 각각 저마다 제 몫을 다하고 있으니 말이다. 다음 해에도 어김없이 같은 자리에서 저 목련은 그렇게 꽃을 피울 것이다. 

사람도 자연의 이치와 같이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각자의 기본 양심을 유지하면 얼마나 좋을까? 봄 오는 길목에 멍하니 이런 생각을 하며 창밖을 내다본다. 상상조차도 못한 어이없는 속상한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사를 하고 나서 옷이 없어진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됐다. 그것도 한두 벌이 아니라 상자째 말이다. 벌써 일 년 반 이상이 지난 일이다. 어디에 하소연할 방법도 없다. 행여나 하여 의류 분실 사례를 검색해 보았다. 

의류 분실 사례가 생각보다 꽤 많았다. 주로 코트나 양복 종류로 옷이 대여섯 벌에서 열 벌 정도 표시 안 날 만큼 없어진 사례들이다. 이사업체로 전화를 걸 면, 이사 짐 확인하고 결재해놓고서 무슨 말 하느냐는 답변만 돌아온 사례였다. 분노도 치밀고 이거야말로 정말 어이없는 사례가 생각보다 많았다. 이사 짐을 옮기는 사람들이 기본적인 양심을 지켰다면 이런 피해사례는 없었을 것이다. 일부 파손사례도 있었으나 파손의 사례는 증거가 확인되니 어떠한 결과가 도출되지만, 감쪽같이 없어진 물건은 어떠한 보상이나 찾을 방법이 전무한 것이 현실이었다.  

이사하는 날은 바쁘다. 며칠간은 정리하느라 더 바쁘다. 꼼꼼히 살펴 정리한다 해도 특히, 의류는 짐정리 하면서 일일이 다 확인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사를 한 후 입으려는 옷을 찾다가 눈에 띄지 않으면 다른 방 옷장에 있겠지 하고 그냥 지나쳤다. 

이사 짐을 쌀 때 귀중품은 따로 담아두고, 마트에 가서 종이상자를 여러 개 가져다가 옷을 담아 일련번호를 매겨놓았다. 그중 더 아끼는 옷만 담은 상자에는 ('옷' 중요함) 이라 매직펜으로 크게 써 놓았다. 

이사 짐 운반하는 사람에게 옷을 담은 종이상자는 번호가 매겨진 순서로 거실에 놓아 달라 별도의 부탁을 했다. 그럼에도 다른 상자들과 함께 뒤죽박죽 섞여서 베란다에 놓아져 있었다. 짐을 쌀 때 생각과 이사 후의 결과는 일련번호도, 거실에 놓아 달라는 부탁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이사 짐 운반과정을 지켜 서서 봤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게 불찰이다. 침대는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따로 옮겨야 해서 침대 운반하러 다녀오는 사이에 이사 짐이 엉터리로 그렇게 놓여있었다. 

왜 이렇게 놓았느냐? 물으니 조금은 머뭇거리는 태도로 다시 옮겨 달라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할 때 그러라 할 것을, 이사 짐 옮긴 사람들 배려한다는 마음으로 내가 차곡차곡 다시 정리하면 되지 생각 한 것도, 현금으로 이사비용을 달라기에 현금 지불 한 것도, 정말 후회된다. 지나고 보니 머뭇거리는 태도 등 여러 가지 행동에서 잠깐 의심을 했어야 하는 건데,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옷이 상자 째 없어졌을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한 일이니 말이다.    

손 없는 날, 길일을 택하여 이사하는 것은 예부터 오랫동안 내려온 관습이다. 또한 주말 중에서도 좋은날 택하여 이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사는 인사이동 등, 개인적 사유도 있고, 내 집 마련이나 작은집에서 더 큰집으로 살림을 늘려 나갈 때 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사는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에 이사 업체는 신중을 기하고 정말 누구보다 더 올바른 양심은 기본이 돼야한다. 왜냐하면? 이사하는 사람들은 이사 업체를 믿고 신뢰하기 때문이다.

살다보면 이런저런 속상한 일이 한 두 번이겠는가? 그러나 이번일은 그 어느 때 보다 참 속상하다. 공교롭게도 이글을 작성하는 즈음 방송에서도 봄철 이사에 대하여 조심할 것을 방송한다. 온라인으로 이사 업체와 계약 후, 고스란히 계약금을 떼이거나, 계약금만 받아 챙기고 도주하여 피해를 본 사례에 대하여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사는 계약에서 운반에 이르기까지 신중을 기함이 필요하다. 물건이 모두 있는지 정확히 확인한 후, 현금보다는 가급적 카드결제나 온라인 입금으로 한다. 또한 며칠간 유예하여 이사 비용을 지불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자칫 소홀하여 후회 말고, 아무리 바쁘고 일손이 달리더라도 곧바로 꼼꼼히 이사 짐을 살펴볼 것을 권한다. 파손 우려가 있는 물건을 제외하고는 이사 짐이 담긴 상자에는 내용물이 무엇인지 절대로 써놓지 말아야 한다는 큰 경험도 얻었다. 

견물생심이라 하였던가? 옷을 가져 갈 때는 ('옷' 중요함)이라 쓰여 있으니 고가의 밍크 옷이라도 되는 줄 착각한 것일까? 그러나 수십 벌의 옷은 밍크 못지않은 아끼는 옷이다. 생각할수록 분노가 치밀고 속상하다. 

많이 속상해도 당장 특별한 방법이 없을 때는 돌아보지 말라 한다. 앞으로 그런 일이 없으면 되지 않겠느냐며 돌아올 수 없는 것은 빨리 잊는 게 현명하다면서 위로하는 아들, 아들의 위로에도 속상함은 가시지 않는다. 

절대로 신뢰해선 안 될 이사업체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큰 소리로 세상에 외친다. 2014년 5월 23일 구암동에서 전민동으로 이사 짐을 나른 이사 업체는 혹여, 이글을 읽게 된다면 가져간 옷을 양심껏 돌려 달라 전한다. 아울러, 이사하는 당사자가 물건분실로 인하여 속상함과 분노가 쌓여 병원치료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하라. 따사로운 햇살에 파릇한 새싹 돋아나고 목련 곱게 필 이 봄날에, 이사 짐을 나르는 일에 힘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역지사지로 가슴속 깊이 기본양심(良心)을 가득 담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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